MyStock 1.0.0

2026년 10월 24일, MyStock에 드디어 1.0.0 태그를 붙였다. 첫 Git 커밋은 8월 9일이고, 개발을 시작한 건 아마 8월 7일쯤이었을 것이다. 0.4.7을 약 2주 동안 직접 사용해 봤는데 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기능을 더 붙이기보다, 일단 여기서 하나의 안정적인 기준점을 남기기로 했다.

시작은 주식 계좌를 한눈에 보자는 마음

작년 11월에는 주식 공부에 도움이 될까 싶어 ChatGPT 유료 플랜에 가입했다. 하지만 정작 질문 몇 개 던져보는 정도로만 사용하다가 한동안 방치했다. 그러다 AI 코딩 이야기가 자꾸 들리던 무렵, 평소 불편했던 주식 계좌 화면이 생각났다. 윈도우 HTS는 너무 복잡했고, MTS는 화면이 작았다. 계좌별 수익률을 확인하려면 이 화면 저 화면을 돌아다녀야 했다. 여러 계좌를 한눈에 보고 싶다는 것, 그게 MyStock의 처음이자 가장 소박한 목표였다.

 

문제라면 금융 도메인도 제대로 모르고 파이썬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렇다고 새 언어부터 공부해서 직접 코드를 짤 생각은 없었다. 요구사항과 판단은 내가 맡고, 프로그램 구현은 AI에게 전부 맡겨보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꽤 극단적인 시작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실험 모드

그런데 실제 계좌 데이터가 화면에 뜨고, 원하는 기능이 하나둘 돌아가기 시작하니 생각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그저 편한 계좌 조회 프로그램 하나면 충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다른 질문이 생겼다.

AI 이 새끼, 도대체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거지....? ㅋㅋㅋ

처음에는 데이터베이스 따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볼 때마다 API를 호출하면 그만이라고 여겼으니까. 하지만 3년 치 데이터를 가져오며 답답함을 겪고 나니 얘기가 달라졌다. 결국 SQLite를 도입했고, 과거 데이터와 현재 데이터를 구분하고, 갱신과 복구까지 신경 쓰게 됐다. 계좌 화면 하나 편하게 보려던 일이 어느새 데이터 정합성, Dropbox 동기화, Qt 스레드 문제로 이어졌다.

 

AI가 코드를 작성한다고 해서 모든 판단을 맡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실제 프로그램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보이면 다시 재현하고, 리뷰에서 놓친 부분을 점검하고, 필요 없는 구조는 과감히 걷어내야 했다. 그러는 사이 AI와 일하는 규칙, PR 리뷰 방식, Devlog와 컨텍스트 복구 체계까지 갖추게 됐다.

계좌에서 시장까지

대시보드는 여러 계좌의 평가 현황과 보유 종목을 한 화면에 모은, 처음의 불편함에서 출발한 기능이다. 시황분석에서는 주요 지수와 환율, 금리, 변동성 등 시장의 큰 흐름을 확인한다. 투자현황에서는 계좌와 시장별 비중, 보유 ETF의 구성종목과 편입비중 변화까지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종목 분석과 매매 복기

투자분석에서는 가격과 거래량, 이동평균선, 수급 흐름을 함께 본다. 투자기록에서는 실제 매매했던 종목을 기간별로 찾아보고 시장 지수와 비교하며 지나간 매매를 되짚는다. 처음에는 상상도 하지 않았던 화면들이다.

남은 것은 프로그램 하나만이 아니었다

MyStock 개발 과정을 기록하면서 잠들어 있던 블로그도 다시 살렸다. 글을 발행하다 보니 이번에는 블로그 발행 프로그램인 TPublisher까지 만들었다. 지금은 또 MyShorts에 시간을 쓰고 있다. 주식 계좌를 편하게 보겠다는 생각 하나가 이렇게 옆길로 뻗을 줄은 몰랐다.

 

그 와중에 제일 웃긴 건 내 모습이었다. 파이썬 코딩을 AI에게 전부 맡기겠다고 시작했는데, 정작 나는 AI가 어떻게 작업하고 검증하고 기록해야 하는지 협업 시스템을 만들고 있었다. 결국 제 버릇 남 못 준다. 코딩은 맡겼어도 엔지니어링까지 손을 놓지는 못한 모양이다.

 

MyStock이 완벽해졌다는 뜻으로 1.0.0을 붙인 건 아니다. 다만 내가 매일 쓰는 프로그램으로서 충분히 안정됐다고 판단했고, 이제는 잠시 개발을 쉬어가려 한다. 이 정도면 처음의 목표에는 꽤 멀리, 그리고 예상 밖의 방향으로 도착한 셈이다.

 

MyStock 1.0.0. 일단 여기까지. ㅎㅎㅎ